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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사랑방

사람 사는 한 세상



어떤 강물이든 처음엔

맑은 마음 가벼운 걸음으로 산골짝을 나선다.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해 가는 물줄기는

그러나

세상 속을 지나면서

흐린 손으로 옆에 사는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미 더럽혀진 물이나

썩을 대로 썩은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 세상 그런 여러 물과 만나며

그만

거기

멈추어 버리는 물은 얼마나 많은가.

제 몸도 버리고 마음도 삭은 채

길을 잃은 물들은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다시 제 모습으로 돌아오는 물을 보라.

흐린 것들까지 흐리지 않게 만들어

데리고 가는 물을 보라.

결국

다시 맑아지며 먼 길을 가지 않는가.

때 묻은 많은 것들과 함께 섞여 흐르지만

본래의

제 심성을

다 이지러뜨리지 않으며

제 얼굴 제 마음을 잃지 않으며

멀리 가는 물이 있지 않는가.

이기현의 <<책을 베고 잠들다>>에서 도종환의 시



사람 사는 한 세상,

물처럼 살아야 한다고 하십니다.

그렇게 물처럼 흐르다 바위를 만나면 물은

빙 둘러 가기도 하고,

웅덩이를 만나면 채운 후에야 갈 길을 갑니다.

탁하고 속된 것 모두 다 끌어안고

유유히 세월 속을 흘러갑니다.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날지를 모르는 우리들의 운명에

흐르는 물은

사람 사는 세상에서

그렇게도

당신의 속 깊은 양심은

끝까지 국민을 향해 있었음을 알고 있습니다.

오래 기억하며 살겠습니다.

당신께서 말씀하셨던

“불의와 타협하지 않아도 성공할 수있다”는 말...

마음속에 새기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