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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사진관

말의 귀를 닮은 기이한 봉우리, 진안 마이산 - 전북 진안

 

 

 

진안의 상징 마이산의 암마이봉(686m)과 숫마이봉(680m)에 오르는 길은 북쪽과 남쪽 두 곳이다.


 
산의 풍취를 느끼고 겨울트레킹의 즐거움을 접하기에는 남부매표소에서 오르는 게 좋다.

앞...뒤를 생각하지 않고 오다보니 북부매표소로 오게되었다.

 

 
남부매표소에서 중턱의 은수사까지 완만한 평지고 길도 험하지 않아 산책하듯 산행을 할 수 있다.

반면 북부매표소에서 오르는 길은 500여 개의 계단으로 되어 있어 다소 지루한 편이다.

 

 
그러나 하늘을 바라보면 보이는 울창한 나무들의 어울림이 예사롭지 않다.

지루함에 대한 보상이랄까 여린 잎은 나지는 않았지만 그 모습에서 봄의 색깔이 느껴진다.
 
 

 
굽이 굽이 이어지는 계단 길의 보상일까.

중간 쯤에서 만나는  샘터는 가뭄에 단비같은 존재이다.

앙증맞은 말의 모습을 한 석상에서 쏱아지는 물맛이 달콤하기만 하다.

가는 날이 장날인지 날씨가 많이 좋지가 않다.

계단을 올라서면 정상인 천황문이다.

천황문은 일반적인 문이 아니다.

물이 갈라지는 분수령이다.

암마이봉 북쪽으로 흐르는 물은 금강, 수마이봉 남쪽으로 흐르는 물은 섬진강의 원류가 된다.


 
천황문에서 암마이봉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있으나 식생복원으로 2014년 10월까지 등산로가 폐쇄되어 이용할 수 없다.

수마이봉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약 100m 오르면 옥동자를 낳는다는 전설의 약수가 흐르는 화엄굴이 있지만,

이곳 역시 겨울철 안전사고를 염려해 입산을 통제하고 있다.

화엄굴도 볼수없고 정상도 갈수없으니 내러가는 길이어도 발걸음은 가볍지가 않다.



 
이리보고 저리보아도 보이는건 산의 흐릿한 모습...

그 모습에 나무들만 신이난듯 하늘높이 즐거이 기지개를 편다.


 
하늘 위에 길이 난것일까.

나무의 숲이 만들어낸 작은 여백이 길처럼 두눈 가득 내려앉는다.


 
불끈 솟아 마주한 두 봉우리는 쭈삣한 모양이 말의 귀를 닮아 마이산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맑고 화창한 날의 마이산을 볼수는 없었지만 안개에 쌓여 신비로움을 전해주는 산과 나무의 모습만으로도...

이 땅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자연의 걸작으로 제 모습을 뽐내고 있다.


 
이곳을 내려가면 수마이봉 아래 은수사가 자리하고 있다.

이 절은 조선 태조 이성계와 인연이 있다.


 
태조가 절에서 물을 마시고 물이 은같이 맑다고 해서 은수라란 이름은 얻게 되었다고 한다.

이성계와 관련해서 그가 꿈에서 마이산 신령으로부터 나라를 다스리라는 금척을 받았다는 전설도 전한다.

꿈 이야기를 그린 ‘몽금척도’가 태극전에 걸려 있다. 


 
겨울철 은수사가 유명한 것은 신비의 역고드름 때문이다.



 
청배실나무 아래 정한수를 떠놓고 지극정성으로 기도하면 물 그릇 안의 물이 얼면서 하늘을 향해 고드름이 치솟는다. 



 
학자들은 일종의 대류현상 때문이라고 하지만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다.

어디선가 들어본 기억이 있는것 같다...어디서...



 
멀리서 바라보는 마이산의 봉우리가 웅장함을 뽐낸다.

두 신선부부의 전설이 깃든 마이산...승천을 꿈꾸었지만 승천할수 없었던 그들의 사연...

승천하지 못한것을 아내의 탓으로 돌린 남편은 두아이를 아내에게서 빼앗았고 그 직후 바위가 되었다고 한다.

남편은 수마이봉, 아내는 암마이봉이 되었으며 아이를 빼앗긴 암마이봉은 토라져 돌아앉았고,

수마이봉 아래에 있는 작은 봉우리는 두아이가 변한것이라는 전설이 전해져 오고있다.  

안개에 쌓인 봉우리의 모습을 보면서 그들의 안타까움이 전해져 오는것 같아서 맘이 아리다.

 
은수사를 지나 호젓한 산길을 잠시 내러오면 마이산을 더욱 신비롭고 유명하게 만든 탑사가 나온다.

깍아지른 절벽에 작은 돌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누가 쌓았을까...그들의 염원은 하늘에 통하였는지 잠시간 상상에 잠겨본다.


 
암마이봉과 수마이봉 사이에 들어 안은 절은 이갑룡 처사가 천지음양의 이치와 팔진도법을 응용해 쌓았다는 탑들이 신기하다. 


 
절 마당에는 온통 탑이다.


 
천지탑, 중앙탑 등 80여 기의 석탑을 자연석으로 막돌 허튼층 쌓기 기법으로 쌓아올렸다.

어지럽게 돌무더기가 놓여 있는 것 같아도 태풍이 불어도 약간 흔들릴 뿐 끄덕도 않는다고 한다. 


 
바위를 바라보면 꼬~옥 쵸코쿠키를 보는것 같다.

쿠키사이에 박힌 쵸코 알갱이 같이 보이지 않는가.

관세음보살님 앞에서 무슨 얘기를...


 
 탑사 뒤로 암마이봉과 숫마이봉이 멋진 조화를 이루는데,

암마이봉을 자세히 살펴보면 윗부분에 폭격을 맞은 듯한 크고 작은 홈들을 볼 수 있다.


 
이는 타포니 지형이다.

보통의 풍화작용은 바위 표면에서 시작되지만,


 
타포니 지형은 풍화작용이 바위 내부에서 시작해 내부가 팽창되면서 밖에 있는 바위 표면을 밀어내 형성된 것이다.

마이산은 세계 최대 규모의 타포니 지형이 발달한 곳이다.

이것이 바로 쵸코쿠키의 정체였다는걸 알았다.


 
탑사의 탑을 조성한 이갑룡 처사와 대웅전을 마지막으로 마이산의 풍광을 눈에 가득 담아본다.

근처에는 손내옹기, 용담호, 노채마을 머루와인, 홍삼스파도 있다고 한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함께 둘러보는것도 알찬여행에 밑거름이 되지않을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