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영월을 다녀왔다.
어머님이 단종의 짧디 짧은 삶에대한 애한이 많은가 보다.
일전에 한번 다녀오시고도 또다시 그곳이 보고싶었던가 보다.
매표소로 향하는 발걸음에 즐거움이 묻어난다.
정면에 보이는 비각은 낙촌비각이라고 한다.
영월군수이던 낙촌 박충원이 노산묘를 찾은것에 대한 사연을 기록한 비각이다.
계단을 올라서면 푸르고 울창한 숲이 길게 펼쳐진다.
소나무들의 휘어진 모습들이 장릉을 향하고 있는건 기분탓인걸까.
권력에 대한 욕심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것 같다.
드디어 단종의 무덤에 도착하였다.
왕의 무덤치고는 규모가 그리 크지않고 단촐해 보인다.
양지바른곳에서 따사로운 햇살 가득 받으며 영면에 든 어린 왕 단종...
살아서는 이룰수없었던 왕좌의 꿈이 죽어서는 화려하게 부활한것이 아닐까.
많은이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있으니 그 한이 조금은 반감이 되지않았을까 싶다.
단종이 생을 마감하기 전에 자규루에서 밤이면 한양을 바라보면서 읊었다고 전해지는 자규시
원통한 새 한마리가 궁중을 나오니
외로운 몸 그림자마저 짝을 잃고 푸른 산을 헤매누나
밤이가도 밤이와도 잠을 못 이루고
해가가고 해가와도 한은 끝이 없구나
두견새 소리 끊긴 새벽 묏부리에 달빛은 희고
피 뿌린듯 봄 골짜기에 지는 꽃만 붉구나
하늘은 귀머거리인가 슬픈 하소연 어이 못듣고
어찌 수심 많은 이사람의 귀만 홀로 듣는가
장릉에서 아래로 바라보면 정자각, 단종비각, 영천등 부속건물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장릉안이 공원처럼 잘 조성되어있어 쉬어가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멀리서 바라보는 장릉의 모습에서 외로움을 찾아본다.
혼자가 아닌 그의 부인이었던 정순왕후의 묘가 함께 하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살아서는 함께하지 못하였지만 죽어서는 행복한 사랑을 하고있지는 않을까.
그는 갔어도 그의 외로움을 달래주려는듯 오늘도 많은 사람들의 분주한 발걸음들이 장릉 주변을 거닐고 있다.
장릉을 오고가는 길은 포장이 잘되어 있다.
흙길이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다양한 연령층을 위한 배려인지 계단보단 평길이 더 눈에띈다.
어디를 가더라도 아이들의 에너지는 무한대인가 보다.
지치지 않는 체력이 부럽기만 하다.
아래로 내러오니 단종비각과 정자각이 보인다.
정자각...
정자각은 한식날 단종제향때 제물을 올리는 곳으로...
집의 모양이 정자 모양으로 건립된 제전이므로 정자각 또는 배위청이라 한다.
영천...
정조때 박팽년의 후손인 영월 부사 박기정이 수축한 우물로,
단종제를 올리는 한식때 제정으로 사용했다.
일설에 의하면 보통때는 조금씩 샘이 솟았으나...
매년 한식날 제사 지낼 때에는 물이 많이 솟아 올랐다는 말이 전해오고 있다.
우물의 깊이는 1.5m 이며, 하부는 화강석 돌담으로 둥글게 쌓여있고 상부는 정방형이다.
우물안에는 동전이 많이 보인다...누군가의 소원을 담고있을 동전들의 반짝거림이 예사롭지않다.
단종비각...
영조 9년에 어명으로 단종대왕릉비와 비각이 정자각 수복실과 함께 건립되었다.
비석 앞면에는 조선국단종대왕장릉이라는 글이 음각되어있으며, 뒷면에는 단종대왕의 생애가 기록되어있다.
보고있자니 마음이 조금은 아려온다.
정자각 앞에선 배움의 열기가 한창 뜨겁다.
아이들이 문화탐방을 온 모양이다.
선생님을 향한 아이들의 눈망울이 초롱초롱하다.
정자각 안의 모습이다.
눈에 익숙하지 않은 모습이라서 조금은 낯설다.
여름으로 가는 길목이라서 학교에서 단체관람을 많이 온것같다.
정려각...
정려각은 엄홍도의 충절을 기리는 정여문 이다.
단종이 사약을 받고 승하하여 그 옥체가 강물에 버려지자 단종의 시신을 건져준 사람이다.
1726년 영조 2년에 어명으로 새워졌다고 한다.
재실...
능 제사와 관련한 전반적인 준비를 하는곳이 이곳이라고 한다.
제사를 준비하는곳이라서 그런지 주변 모습이 참 정갈하게 느껴진다.
제실을 나오면 단종역사관이 보인다.
단종의 대한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고 이를 널리 알리고자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단종의 즉위식에서 부터 사약을 받는 모습 등...
단종의 일대기를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연대기식으로 모형전시되어 있다.
단종의 모든것을 자세히 알아볼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제실 주변을 부지런히 쓸고 있는 분들의 모습이 보인다.
단종 그는 갔어도 그의 넋을 기리는 많은 분들의 애한이 남아있는한...
이곳 장릉은 단종의 편안한 안식처...천년유택이 되지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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