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의 미리벌 민속박물관은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민속 품을 수집하였던
성재정 관장님에 의해 1998년에 폐교된 초등학교 건물을 그대로 활용하여 개관하였다고 한다.
제1전시실은 사랑방, 제2전시실은 안방, 제3전시실은 부엌,
제4전시실은 농경문화, 제5전시실은 사회과 단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난 시절의 물건이지만 보존 받아야 마땅하고
옛 선조들의 의식주를 되돌아볼 수 있는 아주 소중한 공간이다.
제1전시실인 사랑방은 남성의 공간이자 손님을 접대하는 장소였다고 한다.
사랑방 가구 또한 그러한 생활태도를 벗어나지 않도록
간결하고 소박하게 만들어 사용한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나의 할아버지도 돌아가시기 전 까진 평생 한복을 입으셨고
외출 시에는 탕건과 갓을 갖춰 입으신 분이었다.
예전에는 이런 반닫이 하나 정도는 집집마다 갖고 있었던 기억이 있는데,
대량으로 생산하는 기성품이 나오기 시작하면서부터 많이 사라져 버려 아쉬움이 많이 든다.
투박하지만 정감 있고, 나무라고 하지만 단단함이 느껴져 선비의 기상마저 느껴지는 듯하다.
지금 만든다고 하여도 이렇게 튼튼하게 만들어낼 수 있을까.
그 당시에는 옛것의 소중함을 얼마나 알 수가 있었을까.
소중한 유물들을 수집하고 전시를 해주신 관장님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세월이 흘러 손때가 묻은 물건이지만 전혀 낯설지가 않고
어느 집안에서나 볼 수 있는 물건이라는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아마도 지난 시절의 기억을 아련히 떠올리는 추억 속의 물건이기 때문이 질 않을까.
제2전시실은 안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안방은 여성들의 공간이자 아기를 돌보는 육아의 공간이기도 하다.
단아함과 정갈함이 돋보이는 안방 가구에는 미적 감각과 실용성이 고루 담겨 있으며,
다산을 상징하는 박쥐 장석과 수복강녕을 기원하는 글자문 장석이 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안방의 주된 가구는 장과 농으로,
사계절에 따른 많은 의복과 옷감 등을 보관, 정리하는 데 사용되었고
평면형인 우리 옷을 보관하기에 매우 적합한 구조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벽 쪽으로 낮고 긴 문갑을 놓았으며
의복과 관모를 보관하는 상자와 각종 함 역시 이곳에 보관하였다고 한다.
여성의 몸단장을 위한 경대화 빗접 역시 안방의 필수품이었다.
미적 감각을 고려한 자개농의 구성에서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다.
안방 전시실에는 장과 농을 비롯해서 좌경, 빗접, 함 등이 있다.
제3전시실은 부엌이다.
부엌은 주부의 공간이며, 식재료를 다듬어 음식을 조리하고 난방을 책임지는 곳이라고 한다.
다양한 종류의 유기그릇과 부엌살림을 도맡았던 물품들이 나열되어 있다.
이름을 알 것도 같은데 입안에서 맴돌기만 하니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아직까지도 절편을 만들 때 사용하는 떡살의 모습이다.
떡 하나에도 문양을 새길 줄 알았던 그 시절 여성들의 미적 감각이 놀라울 뿐이다.
부엌의 가구는 유기나 사기와 같은 무거운 그릇을 수납하기에 알맞은
단단한 나무를 사용하여 제작한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찬장이 없었을 때는 시렁 위에 많은 종류의 부엌살림을 얹어놓고 하였던 기억이 떠오른다.
유년시절만 하여도 실제로 사용하였던 부엌용품들이 많이 보인다.
특히 사기그릇은 깨어질까 소중히 다루었던 기억이 나기도 한다.
폐교를 활용하여 박물관을 개관하였다고 하는데
너무나도 세련되고 멋진 문화공간으로 재탄생 하였다.
복도에는 관람객을 위한 쉼터도 여러 곳에 마련되어 있고
천장에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듯한
목어(
미리벌 민속박물관에서는 체험학습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도자기 만들기, 대나무 연필 꽃이 만들기, 한지 부채 만들기 등이 있어서
아이들에게 현장에서 보고, 듣고, 만지고, 느끼는 과정을 통한 체험학습으로
다양한 교육 영역별 접근이 가능하다고 한다.
많은 초등학교에서도 박물관 견학을 왔다간 것 같은데
우리의 아이들에게 옛것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우데도 아주 좋은 곳인 것 같다.
제4전시실은 농경문화에 대한 구성으로 이루어 저 있다.
오래전부터 우리 민족의 기반이 된 농사와 관련된 유물이 전시된 공간이라고 한다.
지금 보이는 건 멍석(흔히
가족들이 모여서 밥을 먹는 곳으로도 많이 활용되었지만 조금 낡고 한 것들도 그냥 버려지지 않고
곡식을 건조하는 용도로도 사용되었다고 하니 선조들의 알뜰함이 사랑스럽기만 하다.
가마니 틀(가마니
새끼틀(볏짚
풍구(곡물
탈곡기(보리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덕분에 눈에 익숙한 물품들이 상당히 많은 것 같다.
그땐 가끔씩 거들어 주는 농사일이 그렇게 싫었는데 지금은 가슴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자식들에게 만은 농사를 가르치지 않겠다던 부모님의 생각 때문에 농촌에서 태어났지만
농사일조차 거들지 않고 귀하게 자랐었는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여서 마음이 너무 아파진다.
제5전시실은 소품 전시실과 사회과 단원(사회 교과과정에 있는 민속품)으로 나누어져 있다.
함지박(통나무
다딤목, 다딤돌
구김
다리미(판판한
어리(병아리
떡 바구니(떡을 담아 보관하는 곳)
맷돌(곡식
나막신(진
짚신(볏짚
상보(음식
부채(손
죽부인(대
저울(물건
요령(놋쇠
되(
말(곡식
베틀(삼베,
지게(사람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물건들을 보는 느낌은 아주 정겹다.
그 시절을 살아왔던 이들에겐 추억과 향수를 선사하고,
아이들에겐 그 시절의 생활상을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
가마(사람
교자상(음식
제상(제사
제기(제사
안방 평상(나무 또는 대나무를 이용하여 그 위에 사람이 앉거나 누울 수 있도록 만든 대)
풍류를 즐기는 선조들의 여유로운 일상이 부럽기만 하다.
연적(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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