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에서의 하루가 저물어 간다.
한낮의 따가운 햇볕도 이제 그만 안녕을 고하는 시간, 저녁이 다가온다.
집 떠나면 한 끼의 식사를 하는 것이 만만치가 않다.
기왕이면 그 고장의 맛집을 찾아 입맛을 즐기려 하지만 선택의 순간은 항상 어렵다.
바닷가까지 와서 해산물을 먹지 않는다면 왠지 서운함이 들 것 같은 기분
군산 수산물종합시장을 갈까 하다 더위에 지친 몸을 쉬고 싶은 마음에
스마트폰 검색을 통한 군산에서 제법 입소문이 난 등대로란 횟집을 가기로 하였다.
블로거들이 올려놓은 정보를 보고 메뉴를 보고 가격을 보니
아주 궨찮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실내도 세련되고 깔끔하게 세팅된 메뉴도 맛있어 보인다.
등대로의 입구에서 복도 끝까지는
다시 보는 군산 110년 흑백 사진전이 전시되고 있다.
지난 군산의 옛 모습을 바라보는 모습도 덤으로 즐겨보는 볼거리 중의 하나다.
실내로 들어서니 횟집의 모습이라곤 상상이 안 갈 정도로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의 모습을 보여준다.
한쪽 벽면에는 대형 스크린이 있어서 쉼없는 음악공연실황이 방송되고 있어서
식사를 하면서도 공연장에 온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창가 쪽 자리에서는 수평선이 바라보이는 넓은 바다를 바라보며
맛있는 요리를 먹을 수가 있다.
이곳에서는 개별적인 요리도 있지만, 코스요리를 시키면
다양한 해산물 요리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코스요리는 A(42,000), B(37,000), C(32,000) 코스가 있는데
코스에 따라 해물의 종류가 조금 다르고 마지막에 나오는 탕의 종류도 조금 다른가 보다.
아이들도 그렇고 나 자신도 해산물을 많이 좋아하지는 않기에 제일 작은 C 코스 2인분을 주문하였다.
식당에 처음 들어왔을 때는 노을이 지는 시간
바다 한가운데 조금 밝은 빛이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일몰이 시작되고 있었다.
지금까지 일출은 많이 보아왔지만, 일몰은 이곳이 처음인 것 같다.
중간에 구름 속에 사라지지 않고 완벽한 일몰을 보았다면
더 감동적이었을 것 같은데 구름 속으로 사라져버린 일몰의 모습에 아쉬움이 든다.
얼마나 그 모습이 예쁘던지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 열심히 사진을 찍었는데
만족스러운 사진을 얻기란 참 힘든 것 같다.
맛있는 요리와 낙조가 아름다운 일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이곳 등대로가 명당자리가 아닐까 싶다.
드디어 코스요리의 시작을 알리는 활어회 초밥이 나왔다.
쫄깃하고 연한 육질이 입맛을 돋워 준다.
세 개 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작은 아이가 싫어하는 관계로 맛을 볼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이어서 해삼, 키조개 관자, 소라가 그 뒤를 이어 싱싱한 자태를 드리우고 있다.
익히지 않은 것은 잘 못 먹는 편인데
겨자 소스에 초고추장을 찐하게 찍어 먹으니 그런대로 먹을만하다.
싱싱한 해산물을 맘껏 먹을 수 없다는 것은 안타깝지만
충분히 맛을 느낄 수 있었기에 아주 만족스럽다.
이건 훈제 연어 샐러드다.
채소와 소스의 조화로움이 연어의 부드러운 맛을 한껏 살려주는 것 같다.
고소하고 입안에서 살살 녹는듯한 연어의 맛이 끝내준다.
날치 알에 다시마, 해파리, 양배추 채를 넣어
조금 새콤한 맛이 입맛을 자극하는 해파리냉채
숟가락이 자꾸만 그쪽으로 갈 정도로
해산물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쉽게 먹을 수 있는 맛을 자랑한다.
한입에 후루룩하면 끝일 것 같은 오동통 면발이 끝내주는 가락국수
울 아들 녀석 해산물을 싫어하기에 가락국수를 혼자 다 먹었다.
먹어보진 않았지만 보기에는 엄청나게 맛있을 것 같다.
멍게, 향이 끝내준다는데 물컹한 질감이 질색인지라 맛은 못 보았지만
연붉은 속살에 싱싱함이 가득 느껴진다.
아이들 입맛도 나를 닮아서 이런 기회가 자주 없다 보니
해산물을 맛보기 힘든 울 반쪽이 혼자 다 먹었는데 맛있었을 것 같다.
이건 홍합과 캐첩소스에 가다랑어포를 올려놓았는데
채소와 함께 먹으니까 맛이 괜찮다.
보는 입맛도 입맛이라고 조금 밖에 맛을 못 보았지만
전체적으론 참 괜찮은 코스요리이다.
대하 소금구이
보기에도 좋으니까 맛도 좋다.
속살이 뽀얗게 드러나서 먹기에도 좋고 간도 잘 맞다.
줄줄이 나오는 코스 요리에 다음은 무엇일까 궁금했는데 드디어 광어회가 나온다.
두툼한 크기라서 씹는 맛이 아주 좋다.
회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많이 먹지는 않았지만
보기만 하여도 흐뭇하고 배가 부르다.
지금까지 먹은 것이 전부 2인분 코스 요리란 것에 대해 놀랐다.
양도 정말 푸짐하다.
어른 2명에 아이 2명인데 해산물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2인분만 시켰는데
설마 2인분이 아니고 4인분은 아니냐는 걱정까지 했을 정도이다.
양도 많아서 맛이 없을 거란 생각은 금물
입 짧은 나조차도 다양한 맛을 즐겨볼 수가 있어서 정말 좋았다.
특히 다양한 코스요리를 맛볼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바삭바삭하고 고소한 튀김도 나온다.
튀김 색깔도 아주 예쁘게 나왔다.
맛도 좋으니까 오늘 제대로 먹고 가는 기분이다.
이제 코스 요리의 마지막으로 매운탕이 나왔다.
시원한 매운탕 국물과 팽이버섯의 쫄깃한 식감이
배가 부른데도 숟가락을 놓지 못하게 한다.
또한, 매운탕을 감싸고 있는 안의 용기가 종이 재질이라고 한다.
찢어지지 않고 매운탕을 끓일 수 있다는 것도 신기한 볼거리다.
후식으로는 아이스크림, 커피, 콜라를 시켰다.
더위에 지쳐있던 아이들이 아이스크림을 아주 맛있게 먹어 버렸다.
콜라는 온도차이로 인하여 물방울이 맺혀서 더 시원하게 느껴진다.
업소용으로 나온 것이라서 그런지 병 크기가 정말 앙증맞고 귀엽다.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해산물 요리였지만 등대로의 해산물 코스 요리는
보는 맛과 먹는 맛과 씹는 맛을 모두 느껴볼 수 있었던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은 횟집으로 기억될 것 같다.
많이 먹어본 적이 없다 보니 맛에 대한 평가가 참으로 서툴다.
보시는 분들은 이해하길 바라며 사진 속의 모습만으로도 감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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