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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사진관

[전북/군산시/가볼만한곳]근대역사의 발자취를 찾아 떠나는 여행 - 군산근대미술관

 

 

군산 근대미술관은 일제강점기 일본 제18 은행으로 사용하였던 건물이었다.

제18 은행은 일본 나가사키에 본사를 두고 있던 은행으로 군산에는 1907년에 설립되어 조선에서 일곱 번째 지점이 되었으며,

일본으로 미곡을 반출하고 토지를 강매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되었던 금융기관이라고 한다.

초기에는 대부를 통해 일본인들에게 싼 이자로 대출을 주고 이 돈으로 일본인들은 조선인들에게

토지를 담보로 한 고리대금업으로 우리 농민들의 농토 갈취가 많았다고 한다.

2008년 이후 보수를 통하여 군산 근대미술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군산은 바다와 밀접해 있어서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의 미곡을 반출하기 위해 많은 수탈이 자행되었던 곳이다.

그러한 곳이라서 그런지 유독 일본강점기의 건축물들이 많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근대 유적지를 찾아다니는 마음이 즐거움에서 나라 잃은 민족의 서러움이 자꾸만 느껴져 울분이 솟아나는 기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다시는 이 나라에 그런 아픔이 없었으면 하는 맘 금할 길 없던 순간이기도 하였다.

 

 

 

 

방문한 날은 한지 화가 문복철(1941~2003) 님의 유작 "삶의 춤 삶의 소리 전이 전시되고 있었다.

1941년 군산에서 태어나 만주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해방 후 어렵게 고향으로 돌아와

열정적인 창작활동과 후배양성, 교육활동을 한 군산의 대표적 미술작가이다.

삶의 소리를 담아내던 90년대는 그에게 있어서 황금기로 한지의 질감은 서민의 정서가 듬뿍 담긴

육자배기 가락을 담아내는 그에게는 너무나 잘 어울리는 질료로써 유희적이고 무작위적으로 자유롭게 표현하였다.

한지의 부드러움, 닥나무의 투박한 질감, 알료, 그의 손놀림은 서로 버무려져 우리의 가락과 혼과 정서가 배어났으며,

그의 촉감이 두드러지는 일련의 작품들은 시각, 청각, 후각을 아우르는 오감의 울림을 담아내기에 충분하였다.

긴 투병생활 중에서도 열정적인 작품 활동을 해오던 그는 타계한 2003년도까지

훌륭한 작품들을 남기며 많은 후배에게 큰 귀감이 되고 있다고 한다.

 

 

 

 

[내공-1991년 작]

기존 내공 시리즈 틀에서 벗어나 종이의 언어를 중심으로 무념의 경지를 선보이며

물감과 한지라는 질료를 융합시키는 물성의 실험기적 작품이다.

다른 작품들에 비해 녹새과 황토 빛의 사용이 두드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삶의 소리-1996년작]

한지가 주는 재질감을 극대화 시킨 작품으로 서민생활의 정서가 깃든

육자배기 가락을 유희적이고, 무작위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신명나는 몸짓과 조형언어가 돋보인다.

 

 

 

 

[삶의 춤-붓질-1992년작]

한지가 주는 재질감을 극대화 시킨 작품으로 표면은 부드러우나

붓질에 의한 터치와 행위의 흔적이 강렬하며 생명력을 내포하고 있다.

적 청 황의 밝은 점들이 어우러진 행위는 특히 생명의 씨앗을 뜻한다.

 

 

 

 

[삶의 춤-붓질-1993년작]

한지가 주는 재질감을 극대화 시킨 작품으로 표면은 부드러우나

붓질에 의한 터치와 행위의 흔적이 강렬하며 생명력을 내포하고 있다.

특히 나무가 주는 오브제의 특성과 어울려 근원적이고 내면적인 것을 표현하고 있다.

 

 

 

 

[삶의 소리-1996년작]

한지가 나인지, 내가 한지인지!

한지 추상표현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동양의 정신과 한지의 재질감이 추상표현주의 양식을 만나

진정한 종합이자 문복철 작가의 독자적 영역을 만들었다.

전 세계적으로도 드문 대형작품의 진수라고 한다.

 

 

 

 

[시간여행-2000년작]

30년 넘는 한지추상표현의 갈무리 작품으로 한지의 질감과 손맛을 감각적으로 다루며 삶의 채취를 표현 하였다.

마치 산사의 정적처럼 모든 것을 무위에 맡기는 그의 추상화는 되찾은 시간의 작품으로 남는다.

 

 

 

 

[시간여행-1998년작]

단순화된 미니멀리즘적인 표현으로 지금까지 한지작업을 총제적으로 갈무리하는 단계이자

완숙도가 무르익은 작품이다.

우리 삶과 같이 해온 한지에 대한 추억들, 창호지, 벽지, 장판처럼

한지로 꾸며진 우리네 공동체적인 꿈과 기억을 담고 있다.

 

 

 

 

[삶의 춤-붓질-1992년작]

한지가 주는 재질감을 그대화 시킨 작품으로 표면은 부드러우나 붓질에 의한

터치와 행위의 흔적이 강렬하며 생명력을 내포하고 있다.

적, 청, 황의 밝은 색들이 어우려진 행위는 특히 생명의 씨안을 뜻한다.

 

 

 

 

[삶의 춤-1994년작]

한지가 주는 재질감을 극대화 시킨 작품으로 현상의 내면 깊이에 있는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것을 탐색하고 있다.

화면의 황토빛은 동양의 정체성,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것으로 우리네 삶의 빛을 담고 있다.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에 쉽게 다가갈 수는 없었지만

한지에서 느껴지는 질감과 색감을 즐겨볼 좋은 기회 였다.

 

 

 

 

군산 근대미술관 한쪽에는 제18은행 건축물의 잔재가 전시되어 있다.

뼈아픈 역사라 할지라도 후손들이 배우고 느낄 수 있도록 한 전시회라서 의미있게 살펴보았다.

 

 

 

 

일본 제18은행 군산지점의 역사와 건축적 가치를 설명하고 있다.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의자가 있는 곳에 제18은행 군산지점의 사진이 걸려있다.

다시는 이런 아픔이 없도록 일제의 만행과 그로 인한 우리 민족의 상처를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한 공간이라고 한다.

 

 

 

 

지난 역사는 아픔과 수탈의 역사일지라도 지금의 군산 근대미술관은

예술의 향기로 가득 차 있다.

 

 

 

 

미술관 관람을 끝마치고 나오면 일본 제18 은행의 금고를 볼 수 있다.

이 금고가 채워지기까지 우리 민족은 헐벗고 굶주려야 했다는 문구가 마음을 울린다.

 

 

 

 

그 옆으로는 안중근 의사를 기념하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의사와 같은 선각자분들이 이 땅에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은 어찌 되었을지 상상도 하기 싫어진다.

 

 

 

 

짧은 생을 마감하였던 그의 일생이 간략하게 기록되어 있다.

나라가 어려울 때 세상은 영웅의 출현을 기다린다는데 그의 영웅적인 일대기가 그가 그리워하던

조국의 땅에서 크게 부흥할 날은 언제쯤 오려는지...

 

 

 

 

그의 인생 여정의 고달픔만큼이나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면 그의 마지막 순간들의 기록을 볼 수 있다.

 

 

 

 

죽음 앞에서도 의로움이 느껴지는 그의 모습들을 현재의 정치권에서 본받아주었으면 좋겠다는 맘이 앞선다.

그들의 외침이 개인의 영달을 위한 외침인지 나라를 위한 충정에서 나온 외침인지 종잡을 수 없는 지금의 현실에서

의사와 같은 영웅들은 어디로 사라져버린 것인지 아쉬움이 든다.

 

 

 

 

현재 텔레비전에서 방영되는 조선 총잡이를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도 같다.

지난 역사지만 가슴속 응어리가 폭발하듯 목 언저리에서 난리를 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뒤쪽으로 돌아오면 장미공연장이 나온다.

쌀 곳간을 의미하는 장미동에 위치한 이 건축물은 1930년대 조선미곡창고주식회사에서 쌀을 보관했던 창고이다.

일제강점기 쌀 수탈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이 건축물을 2012년 다목적 공연장으로 개보수하였다.

 

 

 

 

매주 토요일에 다양한 장르의 상설공연을 진행한다고 한다.

 

 

 

 

토요일이 아니어서 그런지 관람객에게 개방은 되어있는데 아무도 없는 텅 빈 공간이 쓸쓸하다.

 

 

 

 

군산은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는 많은 유료시설이 무료관람을 시행하고 있다.

휴가기간 중에 방문한 것인데 뜻하지 않게 수요일에 방문을 하게 되어서 무료관람의 즐거움을 누리게 되었다.

주변에 관람할 수 있는 문화재가 밀집해있어서 아주 좋은 관람여건을 만들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