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팔공산 올레길 7코스 폭포 골 가는 길을 가던중 동화사를 지나게 되었다.
가을이 조금씩 물들어 가는 동화사의 모습도 모처럼 보니까 그림처럼 아름답다.
방문한 날은 운 좋게도 국화축제가 한창이다.
은은한 국화향이 산사에 깃드니 심신이 맑아지는듯하다.
강연도 열리고 있어 참여한다면 좋은말씀 마음에 많이 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동화사는 대한 불교조계종 제9교구 본사 팔공 총림 동화사로
동화 사적비에 의하면 신라 소지왕 15년(493) 극달 화상이 창건하여
유가사로 부르다가 흥덕왕 7년(832) 심지 대사가 중창할 때 오동나무가 겨울에
상서롭게 꽃을 피웠다 하여 동화사라고 이름을 고쳤다고 전한다.
또한 삼국유사에 의하면 진표 율사로부터 영심 대사에게 전해진
팔간자를 심지 대사가 받은 뒤 팔공산에 와서 이를 던져 떨어진 곳에 절을 지으니
이곳이 바로 동화사 첨당 북쪽 우물이 있는 곳이었다는 이야기가 실려있다.
오래된 고찰답게 여러 차례 중창과 개축이 이루어져 현재에 이르고 있다.
새롭게 생긴 건물도 많지만 세월의 흔적이 느껴질 정도로 고색창연하다.
봉서루를 들어서면 대웅전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나온다.
불자의 마음은 법당으로 들어서기 전부터 정성을 다해 예를 전한다.
대웅전 앞마당 모서리에는 산사의 하루를 일깨워주는 종루가 보인다.
앞쪽으로 큰 느티나무가 있어서 방문객들에겐 요긴한 휴식장소가 되고 있다.
예전에 뉴스에서 동화사 대웅전 뒤쪽에 금괴가 묻혀있다는 사실이 전해졌는데
북한을 탈북한 김모씨가 남한 출신 양아버지에게 들은 이야기로 한국 전쟁 때
금괴를 동화사 뒤뜰에 묻었고 그것을 찾아달라는 위임을 받았다고 한다.
문화재청의 조건부 발굴허가까지 받았다고 하는데
아직까지 김모씨와 동화사 간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금괴의 실체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동화사 측은 발굴에 동의를 하지 않은 건 문화재 훼손의 우려가 커서라며 많은
사람이 문화재의 가치보다 금괴의 존재 여부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아쉽다고 한다.
부처님을 모시는 절에서 속세에서나 볼만한 물욕에 관심을 가진다면
그 또한 이치에 맞지 않을 것 같다.
금괴 40kg(시가 24억 상당)이 묻혀있다고 하는데
김모씨는 여전히 미련을 못 버리고 소송을 준비하고 있단다...ㅎ
동화사 대웅전은 팔공산을 대표하는 법당이라고 한다.
대웅전은 여러 차례 중창을 거듭하였는데 현재 건물은
조선 후기 영조 3년(1727)에서 영조 8년(1732) 사이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대웅전 축대 아래 양쪽에는 한 쌍의 괘불대와 노주가 있고
법당으로 오르는 층계는 정면에 반원형으로 쌓아 올렸다.
대웅전 내부 불단에는 석가모니 부처님을 주불로
좌측에 아미타불, 우측에 약사여래불을 모셨다.
또 천장에는 세 마리의 용과 여섯 마리의 봉황이 화려하게 조각되어 있다.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3칸의 다포계 겹처마 팔작지붕 건물이다.
이 밖에도 많은 부속 건물들이 있어서 9교구 본사로서의 위용을 짐작게 한다.
템플스테이도 운영한다고 하니 산사체험에 관심이 있다면
홈페이지를 방문해보길 바란다.
오늘 방문은 팔공산 올레길 7코스 폭포 골 가는 길에 들른 거라서
동화사 소개는 이만할까 한다.
동화사는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서 넉넉한 마음으로 돌아보면
힐링 코스로도 제격인 곳이다.
계단이 끝나는 지점에는 계곡물이 흐르고 물속에 돌절구 형상이 놓여있는데
그 속에 동전을 던져 넣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속설이 있어
항상 동전이 수북하게 쌓여있다.
믿거나 말거나 이지만 도전해보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이다.
국화축제가 열린다고 해서 다양한 국화의 모습을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절의 특성을 감안했음인지 화려하지 않지만
소담한 국화 화분이 많은 곳에 설치되어 있다.
지금 가는 길은 통일약사여래 석조 대불이 있는 곳으로 가는 길이다.
부처님 오신 날은 아니지만 길 양쪽으로
색색의 등이 방문객의 길잡이가 되어 준다.
노랗게 꽃망울을 터트린 국화 화분이 멋스럽게 주변에 배치되어 있어
가을날의 정취를 한껏 고조시킨다.
통일약사여래 석조 대불로 가기 위해선 동화사 경내를 지나오는 길과
다른 방향의 매표소를 통해 가파른 계단을 올라오는 길이 있다.
위에서 바라보기에는 무척이나 가파르고 아찔해 보이는데
걸어보는 느낌은 그렇게 가파르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래도 잘못하면 크게 다칠 수 있으니까 안전에 주의하면서 걸어야 하겠다.
계단을 올라서면 통일약사여래대불과 석탑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제야 조금 국화축제라는 느낌이 든다.
예전에 통일약사 여래대불만 있을 때가 주변 경관과 더 잘 어울린 것 같은데
그동안 석탑과 불교 문화관 등이 들어서 답답하다는 느낌이 든다.
통일약사여래대불은 1992년 11월 27일 점안하였으며
석조 대불 높이가 17m
석조 대불은 8등분으로 나누어 조성되었으며 원석 300톤으로 조각되었다고 한다.
원석을 300km 옮겨서 조성된 석불 중 세계 최대라고 하며
주변에 부속 시설물만 없었다면 더 웅장하고 보기가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든다.
십이지신상을 형상화 한 석상 주변으로 알록달록 예쁜 국화꽃으로 조성을 하였다.
불자들의 기원을 받은 듯 작은 명패들에 이름이 빼곡히 적혀있다.
잘 정돈된 모습이 보기에는 궨찮은데
주변 경관과 비교해 조금 튀는 모습이 아쉽다.
좀 더 자연에 친화적인 모습이면 좋았을 것 같다.
불자의 모습을 한 등도 전시되어 있는데 밤에는 불이 들어오는가 보다.
대형의 등기구는 어떻게 만드는지 궁금하다.
철사로 구조물을 만들고 한지로 풀칠해 붙였을 것 같은데
어떻게 이렇게 깔끔하게 만들수 있는지 신기해...ㅎ
약사여래대불 뒤쪽에는 원형의 긴 구조물이 만들어져 있는데
아이들 어릴 때 방문하였을 때는 공사 중이었는데
지금은 불교 문화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 같다.
내부를 살펴보지 않아서 어떤 모습일지는 알 수가 없다.
벽면에는 조각상들이 위풍당당하게 조각되어있다.
어떤 인물을 조각하였는지 다음번 방문 때는 살펴보아야 할 것 같다.
동화사는 절이지만 유독 용의 모습을 한 구조물이 많이 만들어져 있다.
용은 왕권의 상징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동화사 대웅전 천장에도 용이 조각되어 있다고 하니
왕실과 무슨 인연이 있지는 않는지 궁금해진다.
국화축제라고 하기에는 조금 밋밋하지만 산사에서 즐기는 가을날은
심신의 피로를 씻겨줄 청량제와도 같을 것 같다.
뒤쪽에서 바라본 약사여래대불의 모습이다.
이제는 통일약사여래대불을 24시간 개방한다고 하니
불자들에겐 좋은 일이 아닐 수 없겠다.
종교를 믿고 안 믿고를 떠나서
마음의 평온함을 느낄 수 있다면 그 또한 좋을 것이다.
국화향 맡으며 여유롭게 걸어보는 것도
가을이란 계절에 참 어울리는 방법일 것 같다.
도시를 떠나 자연 속에서만이라도 느림의 미학을 배워가는 것도 좋을 듯하다.
푸른 가을 하늘과 부처님의 은은한 미소가 포근하게 다가온다.
이젠 조금 있으면 수능시험이다.
자식 위한 부모의 마음이 이맘때면 더 진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대불 앞으로는 참배객을 위한 공간이 넓게 마련되어있습니다.
팔공산은 단풍도 볼만하여 전국에서 관광버스로 오시는 분들이 많아서
이맘때면 참배객도 상당히 많을 것 같은데
차례를 기다리지 않고도 마음껏 계시다 가셔도 좋을듯하다.
사람들이 계속 이동 중이어서
좋은 사진을 얻기 위한 순간 포착을 하기는 쉽지 않다.
이렇게 앞에 서서 한참을 머뭇거리면 그냥 찍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아이와 함께 추억을 만드는 모습은 보기 좋은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약사여래대불 좌우로는 국화꽃으로 장식한
장원급제 할 때 쓰는 모자가 전시되어있다.
수능시험을 의식한 설치물인듯한데
수험생을 둔 부모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국화축제는 없을 것 같다.
짧은 시간 동안이었지만 동화사 국화축제를 즐길 수 있어서 행복한 하루였다.
올레길 탐방만 아니었다면 여유롭게 쉬어가도 좋았을 텐데
또 다른 날을 기약해 본다.
팔공산 올레길 7코스 폭포 골 가는 길을 가기 위해선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야 한다.
한 눈 팔고 가면 안 될 것 같아 집중하면서 내려가는데
국화꽃은 왜 이리 예쁜지...ㅎㅎ
아이에겐 가파른 계단도 놀이의 연속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보았을 가위, 바위, 보 게임을 하는 모습이 참 보기가 좋다.
국화축제는 11.14일까지 계속된다고 하니 지금 방문하여도 늦지는 않다.
팔공산의 올레길도 체험하고 동화사 관람과
국화축제를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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