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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사진관

[대구/동구/가볼만한곳]안개 낀 날은 산행을 가자[한티재~파계재까지]

 

 

 

주말

드라이브나 할까 나선 길

주변은 온통 안개 길

한티재 휴게소에서 잠시간 고민


 


 

이런 날은 늦 단풍도 볼 수 없는 날

자동차의 미등도 가까이 와서야 확인할 수 있는 날

이곳 한티재에도 등산로가 있다는 것

한티재에서 파계재 까지 등산을 하기로 결정


 


 

안개가 자욱한 숲길은 환상적인 길


 


 

숲 속의 나무들도 오늘은 크게 위세를 부려봐도 될듯한 위풍당당함


 


 

바닥에 깃털처럼 내려앉은 낙엽을 밟으며 걸어보는 마음

구름 위를 걸어보는 듯 마음은 앞으로 질주


 


 

이렇게 숲길에서 만나는 안개는 처음인  듯


 


 

가을의 끝자락이라 숲 속에도 쓸쓸함이 넘쳐났을 텐데

오늘은 안개가 친구하니 외롭지는 않겠다


 


 

중세 시대 마녀의 숲을 연출한 듯한 나무와 안개의 환상적인 조합

좋아


 


 

나무계단을 밝고 능선으로 올라서면 또 어떤 모습이 나를 반길까


 


 

숲이 가진 매력에 흠뻑 빠져들듯한 안개의 숲에서

처음으로 사람을 만난다


 


 

한티재를 통하여 팔공산의 동봉을 갈 수 있다

산을 좋아하지만 전문가는 아닌 나

안개의 숲으로 유유히 사라지는

산행을 하는 부부의 모습에서 잠시나마 부러움을 느낀다


 


 

맑은 날도 숲 속 길을 걷는 기분이 좋겠지만

안개 가득한 숲 속 길을 걸어보는 기분도 안개처럼 종잡을 수 없다


 


 

힘들지 않는 길이라서 벌써 800m를 지나왔다

파계재 까지는 1.2km가 남았다


 


 

안개가 서서히 옅어지고 있다


 


 

비온 후에 무지개를 본 느낌이랄까

갑자기 맑아진 숲의 모습이 포샆 처리를 한 듯 선명하게 다가온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

숲길을 걸어본다면 공감하지 않을까

인간의 끊임없는 발길에 나무는 뿌리까지 계단으로 내어 놓았다


 


 

팔공산 하면 갓바위 부처님이 계신 곳으로 유명한 곳

숲길에서 만난 바위조차도 예사롭지 않다


 


 

이끼 낀 나무에서 영롱한 진주를 보았다

맑고 투명한 구슬 속에 숲을 담아버렸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자유를 얻은 걸까

함께 하는 시간은 갈수록 줄어들고

반쪽이와의 오붓한 시간이 그 빈자리를 채워온다


 


 

맑게 게이던 숲이 또다시 안개에 싸인다

인위적인 냄새 하나 없는 천연의 향기 맡으며

낙엽 밟는 소리가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바위와 나무들도 한 뱃속에서 나온 형제자매 처럼

다툼 없이 공간을 나눠가진 모습 좋다


 


 

무분별한 듯 자란 나무들도 저마다 특성이 있어 보인다

앞쪽에 제법 큰 소나무가 존재하고

그 주변을 다양한 나무들이 공유하고 있다

좀 더 욕심을 내어 소나무의 영역을 침범해볼 만도 하지만

욕심 없이 함께 해맑은 하늘을 바라보는 모습 아주 좋다


 


 

숲 예찬론자도 아니건만 안개 낀 숲이 너무 좋아진다

잠시 발걸음을 쉬어갈까 하였더니 미리 오신 부부가 맛있는 간식을 먹고 있다

화창하고 맑은 날이라면 쑥스럽지 않을 텐데 안개 낀 날은 왠지 부끄러움이 든다


 


 

흙이 주는 부드러움이 좋아서 그런지 발이 전혀 피료하지 않다

낙엽 밟는 소리를 힐링 음악 삼아 걷는 기분 최고다


 


 

마음은 좀 더 오래 걷고 싶은데 벌써 계획했던 목적지에 도착했다

아래로 내려가면 파계사라는 절과 만날 수 있다

가게 되면 차가 주차된 곳과 너무 멀어서 여기서 이만 아쉬운 작별


 


 

도로의 교차로를 연상하는듯한 표지판이 인상적이다

갓바위 13.5km

팔공산 동봉까지 6.2km

파계사 까지 1.3km

제2 석굴암까지 5....km

돌아가야 할 한티재까지는 2.1km가 남아있다


 


 

길지 않은 거리

힘들지 않은 숲길

안개까지 촘촘히 내려앉은 숲길에서의 행복한 시간

안개 낀 날은 산길을 걸어보길 추천해 본다

 


 

다시 매연 가득하고

소음 가득한 세상으로 복귀

팔공산 순환도로에서 단풍길을 만난다

 


 

때는 2014. 11. 01

바닥을 정처 없이 떠도는 낙엽에 속절없는 한 해가 저물어 간다

 


 

안녕

나의 가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