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남구 오천읍 항사리에는 천년고찰 오어사가 자리하고 있다.
자주 들어보았고 한번쯤 가고싶었던 곳이었는데 이제서야 그곳을 방문하게 되었다.
오어사로 들어가는 길은 도로변의 무분별한 주차로 짧은 거리에도 차들이 자주 막히곤 한다.
그래도 끝까지 차를 타고 가시는 분들이 가끔식 안됐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차량 때문에 보행에 방해가 되지않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을날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날에 주변 풍경을 즐기며 걸어가는 재미를 그들은 아는걸까.
걷다보면 길 옆으로 물위를 가로지르는 작은 다리를 만나게 된다.
다리위에서 잠시간의 여유를 즐겨보는것도 좋을것 같다.
오어사 주변에는 1964년에 완공된 만수면적 12만평에 물의 양도 500만 톤에 이르는 넓은 오어지가 있다.
용이 감싸고 있는 듯한 호수와 기암절벽의 아름다움을 가진 운제산의 산세가 함께 어우러져 승경을 빚는 곳이다.
오어사로 가는 길에 만나는 오어지가 제법 운취를 느껴진다.
나무들 사이로 바라보이는 오어지의 풍경은 나도 모르게 몸과 마음에 활력을 전하여 준다.
오어사 입구로 들어서면 오어지를 가로지르는 출령다리 원효교를 만나게 된다.
지난 2009년에 포항시가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출렁다리 원효교를 만들었는데,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고 있다.
보기엔 그렇게 출렁거릴것 같지 않는데 그렇지 않다.
흔들 흔들 다리의 길이가 길어서 그런지 흔들림이 제법 심하다.
재미 중엔 놀려먹는 재미가 최고라는걸 모르는 분은 없을거다.
앞서가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온몸의 체중를 가득실어 출렁다리를 힘차게 굴러본다.
흔들 흔들 너무 재미있다...추억이란 이렇게 가끔식 만들어서도 가지는거다...ㅋㅋ
출렁다리 위에서 오어사를 바라보는 것 또한 절경이다.
가을빛에 살짝 물들어가는 오어사의 모습은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움을 나타낸다.
탁한 물빛을 간직한 오어사 저수지
맑은 날엔 산 그림자가 그대로 비쳐 장관을 연출한다고 한다.
내륙에서 이렇게 넓은 저수지를 바라볼수 있다는건 행운이야...ㅎㅎ
전국에 둘레길 열풍을 대변하듯 오어사에도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었다.
오어지를 따라 걸어보는 오어지 감사나눔 둘레길
이름부터 남다르다.
둘레길에 들어서면 새로운 각도에서 출렁다리 원효교를 바라볼수 있다.
푸른 하늘과 주변의 산세와 어우러지니 그 모습 또한 아름답다.
물속에도 다리가 하나 생긴듯 투영된 그림자가 신기하다.
오어사 둘레길 곳곳에는 작은 푯말에 주옥같은 글귀들을 적어놓았다.
자연을 벗삼아 그들의 생각에 동화되는 마음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새로운 경험을 할수도 있지는않을까.
오어지를 바로 옆에 두고 만들어진 둘레길의 느낌은 참 좋다.
딱딱하지 않는 발바닥 끝으로 전해지는 흙의 감촉
오늘 하루 꼬박 걷는다고 해도 피로하지 않고 자연의 기가 가득차서 활력으로 넘쳐날것 같다.
둘레길을 걷다가 바라보는 오어지의 풍경은 마음속 근심조차 씻겨버릴것 같은 속시원함을 느끼게 한다.
이런 풍경을 앞에 두고 무슨 근심을 가질수있단 말인가.
그리 힘들지 않는 둘레길인데도 테이블 까지 갖추어진 쉼터가 나온다.
사소한 것일지라도 매일 감사한 일 적기
그 옆엔 감사나눔우체통도 있어서 그마음을 바로 실천을 할 수 있게도 한다.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공간이고 많은 생각을 정리 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소중하고도 소중한 공간이다...지금의 나에겐
이런 풍경 앞에선 세속에 찌든 때들도 한순간에 다 사라질것만 같은 느낌이다.
마음속에 와닿는 무언의 소리는 가득한데 말로선 표현하기는 쉽지가 않다.
그 느낌 좋으니까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다.
감사합니다...고맙습니다.
그동안 너무 메말랐던 나 자신에 대하여 반성의 시간도 가져본다.
가끔식 보이는 빛의 산란
나뭇잎 사이로 바라보이는 하늘의 모습이 감탄스럽기만 하다.
중간 중간 벤치가 놓여있어서 주변의 경치에 넋놓고 빠져들수도 있다.
시간이 멈춘듯 한마디의 말을 하지않아도 마음속을 스치는 수많은 상념
오늘과 다른 내일을 살아가고픈 욕망도 욕심이 되는걸까.
내려놓고자 하지만 버리고자 하지만 어느새 욕심은 또다시 그자리로 찾아든다.
왜리러니...너
동창들과의 만남일까.
가끔식 일탈을 꿈꾸는 우리시대 어머니들의 모습일까.
사이좋게 벤취에 나란히 앉아서 이야기 꽃을 피우는 그들의 모습이 가을날의 동화처럼 아름답게 다가온다.
생긴 모습은 부실하지만 자연속에서의 건강미를 뽐내는 단풍잎의 모습에서 가을날의 정취를 느껴본다.
신선이 따로 있나.
자연을 벗삼아 느끼며 지내보는것도 신선의 도리가 아닐까나...ㅎㅎ
빛을 듬쁙 머금은 벌레먹은 나뭇잎이지만 가을날의 분위기로는 너도 만만치가 않네.
가을이 조금씩 오어지를 물들여 간다.
법정스님의 물소리 바람소리란 산문집이 생각난다.
물처럼 바람처럼 살다갈수는 없는걸까.
오어지 둘레길을 걷다보니 많은 부분에 대해서 반성을 하게된다.
세상이 나를 힘들게 하는것이 아니라 나로 인하여 세상이 힘들어지는것을...
숲이 주는 힘은 무한 한가보다.
바라만 보고있는데도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게 한다.
앞으로는 좋은생각 감사한 마음 고마운 마음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져보고 싶다.
오어지 감사나눔 둘레길 오래도록 간직하고픈 소중한 기억들로 남아있었으면 좋겠다.
아들아 너는 이 길에서 무엇을 얻었을까...ㅎ
해맑게 웃음짓는 내 모습이 참 보기가 좋다.
둘레길 정상까지 가보았으면 좋을텐데 아이들 생각에 오어지 언저리에서 돌아온것이 못내 아쉽다.
어떻게 이런 산속에 저수지를 만들었다고 하여도 이렇게 많은 물들을 담을수 있는건지 볼수록 신기하다.
출렁다리를 건너는 도중 가끔식 첨벙하는 물소리와 함께 수면 위로 뛰어 오르는 물고기도 볼 수 있다고 한다.
자라들도 있다하니 숨바꼭질 하는 자라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것 같다.
드디어 아쉬운 둘레길 탐방이 모두 끝났다.
머니 머니 해도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힐링코스로는 오어지 둘레길을 추천하고 싶다.
오어사는 신라 26대 진평왕(579~631) 때 자장율사가 창건한 19대 사찰 중 하나로 당초에는 항사사(恒沙寺)라 불렀다.
이후 원효대사와 혜공대사가 이곳에서 수도할 때 서로의 법력을 겨루고자 개천의 고기를 한 마리씩 삼키고 변을 보이는데
한 마리가 살아서 힘차게 헤엄치는 것을 보고, 서로 자기 고기라고 해서‘나 오(吾)’,‘고기 어(魚)’자를 써서 오어사가 되었다고 한다.
문제의 고기를 놓아준 곳이 지금의 오어지(吾魚池)이다.
이 이야기는 일연 스님이 지은 『삼국유사』에 나와 있는데,
스님은 1264년에 오어사에 머문 적이 있었으므로 당시까지 전해오는 이야기를 채록한 것이라 한다.
그래서 그런지 오어사 경내에는 원효대사의 발자취를 찾아볼수 있는 표지판을 볼수가 있다.
경내로 들어서자 빛무리가 부셔져 내린다.
머리위로 서광이 비추듯 그 느낌이 아주좋다.
오랜 세월이 느껴지는 은행나무 앞에서 원효대사의 살아온 일대기를 볼수가 있다.
원효대사가 교화한 사상으로는 인간의 원래 본성인 一心 으로 돌아가자는 一心思想 이 있다.
마음心자가 많이 들어간것만 보아도 그마음 알것 같다.
응진전
삼성각, 그 뒤에 건물은 산령각 이다.
멀리서 보니 은행나무의 크기가 대단함을 알수가 있다.
조금 있으면 노란 은행잎으로 물들어 가는 은행나무를 볼수가 있겠다.
바람에 날러 떨어지는 은행잎의 자태는 가을날의 정취를 물씬 풍겨주지않을까.
삼성각 정면
오래된 사찰이라서 그런지 주변을 조성한 솜씨가 남다르다.
오어사 경내에는 오래된 배룡나무가 있어 천년고찰의 운치를 더해주고 있다.
최근에 방문하는 곳마다 여러곳으로 사람들이 분산되어서 그런지 관람하기가 아주 좋다...ㅎ
경내를 벗어나면 조금은 세월이 느껴지는듯한 작은 다리를 만날수가 있다.
중국의 작은 협곡을 보는듯한 절벽과 탁한 물빛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길은 아마도 출렁다리 원효교가 생기기 전 오어지 둘레길로 가는 길이 아니었나 싶다.
오어지의 상류라서 강폭이 좁고 다리를 놓기가 수월하지 않았을까.
지금도 이길을 통하여 사람들이 왕래를 하는것을 보니 둘레길로 사용이 되고있는가 보다.
상류 쪽에 황토성분이 존재하는걸까.
물속이 보이질 않고 깊이를 알수없어서 조금은 무섭기도 하다.
한가로운 풍경에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대부분의 고찰들은 깊은 산속 숲속에 들어서있는데 오어사 주변은 분지와 비슷한 곳에 자리하고 있어
이렇게 절 주변을 산책하듯 돌아볼수도 있는것이 더 좋았던 순간이다.
오어사 뒤편에는 깍아지른 절벽위에 지어진 자장암이 있다.
오어사에서 바라보는 자장암은 운제산 꼭대기 암봉 위에 사뿐히 앉아있다.
가파른 산정의 아슬아슬한 풍경은 절로 감탄사를 자아내게 하고 안개라도 끼는 날이면 아예 그 모습을 감춰버리지만,
보기보다는 오르는 길은 수월하다고 한다.
기암절벽 위에 어떻게 저런 암자를 지을수 있었는지
밑에서 바라보는 내내 그 경치의 빼어남에 눈을 땔수가 없다.
너무 멋지다.
자장암을 가기위해서는 오어사 주차장에서 부터 난 등산로를 따라 10분 정도 올라가면 자장암의 절경과 만날수가 있다고 한다.
자장암에서 내려다보는 오어사는 계곡의 경치에 첩첩이 둘려 싸여 산마루와 굽이돌아 흘러드는 계곡물은 전설처럼 아름답다고 한다.
물 위에 내려 살포시 흘러가는 잎새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는 아름다움이라고 한다.
이 절묘한 선경에 빠져들어 하루든 이틀이든 절벽 위에 앉아있으면 세월을 잊어버리게 된다.
표현한 글의 내용만 보더라도 그 빼어난 절경을 느껴볼수가 있을것 같다.
올라가서 두눈에 담지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오어사는 원효, 자장, 혜공, 의상 등 당대의 고승들이 수도를 했던 곳으로 유명하며
절 주변에 있는 원효암, 자장암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고 하니 그 유명세가 지금에도 느껴진다.
오어사의 대웅전은 1985년 경상북도문화재자료 제88호로 지정되었는데, 무엇보다도 문살이 특이하다고 한다.
아래에서부터 위로 올라가면서 봉오리에서 꽃이 활짝 피는 모습을 새겨놓았다고 한다.
사전에 알았다면 자세히 들여다 볼걸...
예불을 마치고 나오시는걸까 스님의 모습이 새롭게 다가온다.
여기는 요사다.
스님들이 잠자고 쉬는 공간을 말한다고 한다.
궁궐 내 회랑을 보는듯한 구조와 단청이 돋보이는 요사도 있다.
여긴 오어사의 일주문이다.
눈앞으로 바라보이는 오어지의 모습이 멋스럽다.
스님...어디로 가시나요.
오어사의 대표적인 유물로는 원효대사의 삿갓이라고 한다.
실오라기 같은 풀뿌리를 소재로 하여 짠 이 삿갓은 뒷부분이 삭아서 온전한 모습을 하고있지는 않지만
정교하게 만들어진것이 놀랄만 하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오어사 경치에 빠져있다보니 오어사의 관람포인트를 놓쳐버린것 같아 조금은 아쉽다...ㅎ
아래에서 바라본 일주문
새롭게 만들어진 난간과 계단이 천년고찰 오어사의 아름다움을 방해하지는 않았는지 조화롭지않은 모습이 옥에 티와 같다.
절 주변을 걸어보는 것도 오어사를 제대로 즐길수 있는 한 방법인것 같다.
오어지를 따라 걷는 기분은 유쾌, 상쾌, 통쾌 그 이상이다.
계단이 제법 가파르다.
잘못하면 오어지로 바로 입수를 할수가 있으니까 조심하는것이 좋겠다.
오어사의 전시유물 가운데는 지난 1995년 오어지 준설공사 중 발굴돼 보물 제1280호로 지정된 고려 동종이 눈길을 끈다.
신라 동종의 주 양식을 계승한 이 동종은 조성연대가 분명하고 보존상태가 양호할 뿐 아니라 양각으로 새겨진 각종 장식문양이 우수하다고 한다.
동종이 안치된 건물의 모습 또한 화려함이 으뜸이다.
운제산의 등산코스도 궨찮다고 하니 시간이 넉넉하다면 올라보는것도 궨찮을것 같다.
오어사 관람을 마치며 마지막을 오어지 둘레길 표지판으로 마무리 해본다.
'행복 사진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구/동구/가볼만한곳]팔공산 수태골에서 케이블카 정상까지 가을산의 아름다움과 산책하다 (0) | 2013.11.11 |
---|---|
[경북/영천시/가볼만한곳]자연과 승마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웰빙 휴양지 영천 운주산 승마자연휴양림 (0) | 2013.11.06 |
[경북/산청군/가볼만한곳]산청으로 떠나는 힐링여행 2013년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에서 건강의 소중함을 일깨우다 (0) | 2013.10.25 |
[경북/영덕군/가볼만한곳]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영덕 대게로 유명한 강구항을 돌아보다 (0) | 2013.10.08 |
[경북/영덕군/펜션추천/쉬어가기좋은곳]파도소리와 해변의 아름다움을 맘껏 즐길수 있다 - 영덕 블루오션관광펜션 (0) | 2013.10.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