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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사진관

[전북/군산시/가볼만한곳]역사의 교육장으로 새롭게 태어난 국내 유일의 일본식 사찰 군산 동국사

 


군산 동국사는 1909년 일본 승려 선응불관 스님에 의해 창건되어 일제 강점기 36년을

일인 승려에 의해 운영되다가 1945년 8월 15일 해방을 맞이하여 대한민국 품으로 돌아온

뼈아픈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여느 절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동국사의 본래 이름은 금강선사라고 한다.

일본불교의 한국 진출은 순수한 불교 포교가 목적이 아니라 한국을 일본에 동화시키려는

일본정부의 의지를 그대로 반영하였다고 본다.

순수한 종교가 한민족의 정기마저 말살하고 일본 식민지화를 위한 도구로 이용되었다고 하니 참으로 개탄스럽다.

역사를 바로 알고 바라보는 대웅전의 모습은 어색함 그 자체이며 무기력했던 대한제국의 대응이 아쉽기만 하다.

저물어 가던 왕조의 마지막이 현세에는 흔적도 없이 미미했던 건 그들의 무능함에 실망을 한 백성들의 원망이 아니었을까





[범종각 : 종이 높이 매달려 있는 것이 우리와는 다른 모습이다]

국내 유일의 일본식 사찰인 동국사는 그 자체만으로도 일제 강점기 뼈아픈 역사의 상징물로 여겨왔다.

한때 일제잔재 청산의 바람이 휩쓸었던 곳을 역사교육장으로 탈바꿈 시킨 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단재 신채호 선생님이 남긴 말처럼 

역사는 과거의 박제물이 아닌 현재와 미래를 만드는 생물인 까닭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속상한 건 사실이다.

대한민국 안에서 생뚱맞은 일본식 불교의 유산을 보는 건 반갑지는 않다.

나라 잃은 민족에게 나눔과 자비의 의미를 가리켜준 종교가 되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해본다.





동국사 뒤쪽에는 대나무 숲이 우거져 있다.

푸른 하늘을 사이에 두고 바라보이는 풍경의 모습이 운치가 있어 보인다.





바람 한 점 없기에 풍경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만인에게 무한 자비의 대상인 종교이지만 자국의 이익 앞에선 총, 칼을 든 군인들 보다 더 잔혹하지 않았을까





어찌하였던 흘러간 과거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법

한쪽으로 치우치는 건 바르지 않은 생각인 것 같다.





일본 여행을 온 것이라 생각하면 그 또한 즐겁지 않을까

찬찬히 둘러보지는 않았지만 우리의 건축물과는 너무나 확연한 차이가 난다.

자로 잰듯한 절의 모습이 너무 낯설다.

자연스러운 면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아서 삭막함마저 든다.





동국사를 지은 자재는 전부 일본에서 가져와서 지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건물 외에도 석등, 석불상 등이 우리나라의 형식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지금의 동국사는 대한 불교조계종 제24교구 선운사에 등록되어 있다고 한다.

동국사 대웅전을 들어가기 위해서는 요 사채를 통하여 들어가야 한다.





대웅전 내부는 기둥과 천정등 기본 뼈대는 초창기 그대로이지만 

불상, 탱화 등은 해방 후 새로 봉안된 것이라고 한다.

대웅전 한가운데는 소조석가여래삼존상이 모셔져 있으며 보물 제1718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밖에도 다양한 불교 유물이 전시되어 있으며 동국사 침탈 사료관 기획전이 전시되고 있었다.

대웅전 내부 촬영이 되는지를 몰라서 촬영을 하지않았지만

솔직한 심정은 일제의 유물들을 사진에 담고 싶지가 않았다는 것이 더 옳을 것이다.





들어가는 입구의 기둥석에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이라고 명판이 붙어있다.

그런데 왜 이렇게 기분이 짠한지...





반대편 기둥에는 지워진 글자까지 보인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지만 누군가는 글자를 지우고 싶은 마음이 더 컸는가 보다.

지난 일제 강점시 시대의 유산이지만 후대까지 그날의 뼈아픈 역사를 진실되게 배우고

미래를 위한 초석으로 삼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군산 여행은 즐거운 반면에 슬프고 서러움이 많이 들었던 순간이기도 하다.